사철 부는 바람아, 고마워!
습기 많은 제주에서
넌 가장 좋은 천연 제습기야.
돌이 많은 땅아, 고마워!
비가 와도
빗물이 쏙쏙 빠져나가게 하잖아?
365개가 넘는 오름아, 고마워!
1년 내내 너만 찾아가도
심심할 틈이 없어.
빨주노초파남보 꽃들아, 고마워!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예쁜 너가 날 보고 있잖니?
새들이 아침을 깨워 창문을 열면
하얀 달이 작별인사 하자며
기다리고 있구나.
근데…… 지네, 노래기, 벌레들아, 미안해!
난 너희를 만나면 깜짝깜짝 놀라.
너희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글, 사진: 김인숙 글라라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