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26 봄이 오는 제주이시돌


휘파람새가 돌아오려 할 때, 다시 한 번 섞어 흔들어 금년도 공동체가 재구성되고, 새 원장과 함께 조심조심 힘찬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터져 나오지만, 두 가지를 들어보자.


1탄: 사순 제4주일, 복음이 간음한 여인일 때, 주임 마이클 신부님은 명강의를 하셨는데, 3월 12일이 무슨 날인지를 맞히는 이에게 만원을 주시겠다고 지갑에서 꺼내 드셨다. 즉시 손을 들고 박영희 원장수녀님이 여성의 날이라고 맞혀서 그 돈을 나가서 받고 흔들어 보이며 환호하며 돌아왔다. 그것도 자랑스러웠지만, 봉헌예절이 시작되자 박영희 수녀님이 신자들과 함께 따라 나가서, 조심스레 그 돈을 봉헌하고 돌아왔다. 와! 그날 성요셉 영적 꽃다발은 “가난한 사람 위해 가지고 있는 여분의 것을 내어 놓자”였으니, 완벽한 작품이었다.


2탄: 금년은 뜰을 가꾸기로 했다. 채소도 조금 키우고, 잡초만 제거하면 매년 필 수 있는 감국, 쑥부쟁이, 아주가, 애플민트, 백일홍, 분꽃, 튤립, 무스카리, 송엽국, 접시꽃, 가우라, 애기범부채, 어성초, 오데콜론, 무늬빈카, 털머위, 황금달맞이 등으로 꽃밭 계획을 했다. 담벽 한쪽으로는 제주에 그리 흔한 봄꽃 유채꽃을 피우리라 하고, 작년부터 길 가다오다 만나는 비슷한 어린 싹을 캐다 심었다. 겨울을 지나면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서 한 열흘 기다리면... 하는 차에! 썩썩 베어져 사라졌다. “노루가 밤새 그랬나봐요.” 하니, 박수녀님 왈: “아니, 제가 갓김치 담그려고 베어왔어요. 꽃대 올라오면 매워지니까 맘먹고 얼른...” 그래서 우리는 약간 맵기는 하지만 맛이 썩 훌륭한 신나는 갓김치를 먹고 있다. 베어 낸 밑둥에서 어쨌거나 다시 새순이 올라와 꽃 조금 피워주지 않으랴.


모두가 힘을 모으면, 그 어렵게 결정하여 주님 따라온 수도성소의 삶을 기쁘게 함께 살게 되지 않으랴. 자아가 분명하고 튼튼한 사람이라야 남을 용서할 수 있고, 남을 수용하기를 어려워하면 그만큼 스스로의 입지는 좁아진다 하니, 주님께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어찌 게을리 하랴. 제임스 카비젤, 그의 증언이 놀랍다: “중요한 것은, 자유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