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0일 세계 VDB 담당 요한 루이스 신부님께서 수녀원을 방문하셔서

밤인사때 들려주신 CDB 회원의 이야기입니다

CDB(Con Don Bosco, 돈보스코와 함께의 약칭) 는 돈보스코 남자재속회입니다.


  리노는 이탈리아 시칠리섬 출신으로 돈보스코 남자 재속회 회원이었습니다. 지난 2006년에 돌아가셨고 현재 시복조사가 진행중입니다. 리노는 길거리 아이였습니다. 부모님은 계셨지만 공부를 하기 싫어하고 길거리를 떠돌며 방황했습니다. 리노는 11살때 살레시오 오라토리오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라토리오에 들어와서도 공부는 하기 싫어하고  몰래 성당에 들어와 봉헌금도 훔쳤습니다. 그래서 살레시오 회원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도대체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까?" 

 

 리노는 돈을 벌고 싶어서 벽돌공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중 16살이 되던해 5월 6일, 집을 짓고 있는 공사장 위로 올라갔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16미터 아래로 떨어져버립니다. 목아래로 감각을 잃어버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병원 저 병원  떠돌다가 로마까지 왔습니다. 리노를 자세히 살펴본 의사는  '치료할 방법이 없다'며 두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일생내내 사지가 마비된 채 고통속에서 살거나, 고통이 없는 약을 먹고 천당에 보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리노의 엄마는 "지금까지 이 아이를 보살펴왔듯 앞으로도 계속 끝까지 보살필 겁니다"라고 대답한 후 리노를 데리고 시칠리아 섬으로 되돌아옵니다.


  리노는 친구가 많았던 소년이었습니다. 친구들은 고향에 돌아온 리노를 환영해 줬지만 며칠이 지나자 완전 홀로 고독하게 지냅니다. 리노는 자신안에 갇혀 분노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삶도 부정하고 하느님도 부정하고 모든 것을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안에 갇혀 산지 10년, 어느날 마을의 기도그룹이 리노를 방문합니다. 이 기도그룹은 환자를 방문해서 기도해주고 환자가 건강을 되찾아 희망차게 살아가도록 간절하게 기도해주는 그룹이었습니다. 이 기도그룹이 리노를 계속 방문했습니다. 그러던 중 기도그룹중의 한 사람이 리노에게 "너 우리랑 같이 기도할래" 리노는 곧바로 "예, 함께 기도할께요"라고 대답하면서 엄마에게 "엄마, 저에게 가장 좋은 옷을 입혀주세요. 내가 기도로 낫게 된다면 환자복으로 입고 싶지 않아요"라고 청합니다. 리노는 기록에 이렇게 남깁니다 "저는 기도하는 순간 완전히 저의 존재 전부가 바뀌는 것을 느꼈습니다"  즉, 이말은 육체적인 치유가 아니라 영적이 치유입니다.


  그 순간 이후부터 리노는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내적으로 묵상하며 하느님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보면서 자신의 삶속에서 함께하시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느꼈습니다. 리노의 신앙이 깊어진 것입니다.


  어느날 화창한 오후 휠체어를 타고 공원에 나갔는데 아이들이 숙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한아이가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 지 모르겠어" 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리노가 "그래. 그럼 내가 그려줄까? 연필을 나에게 줘보겠니?" 라고 말합니다.

사지가 마비된 리노는 입으로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리노는 가만히 생각했습니다. '그래 입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글씨도 쓸 수 있겠구나...' 그 이후 리노는 자신의 일생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께 대한 기도와 묵상도 썼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리노를 방문하면 자신이 쓴 글을 읽어주었습니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마을에 퍼지면서 라디오에도 출연해서 자신의 삶을 들려줍니다. 많은 이들이 리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감동했습니다.

  리노는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매형이 동반해서 비행기를 타고 로마도 가고 루르드도 가고 살레시오회 본부인 피사나도 방문했습니다. 특히 매년 2월에 열리는 세계 살레시오가족 영성의 날에 초대되어 자신의 삶을 증언했습니다.


  리노는 양성을 받고 삼년 후 CDB 재속회원으로서 서원을 했습니다.

  리노는 해마다 5월 6일이 되면 주위사람들과 함께 자신을 변화시킨 높은데서 떨어진 그날을 경축했습니다.  비록 십년이라는 엄청난 세월이 흐른 후, 길고 긴 어둠의 세계로부터 빠져나와 빛의 세계로 나왔지만 리노에게는 자신처럼 어둠에 갇혀있는 이들을 위해 희망을 전하고자 합니다. 특히 오늘날 절망에 빠진 젊은이들이 빛과 희망을 발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