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제주로 귀환하여, 오랜만에 음반을 접할 시간을 가졌다. 몰다우(Moldau)라는 이름이 생소해서 인터넷을 쳐보니, 스메타나 교향시 <나의 조국> 중에 나오는 곡이란다. 들어보니 낯익었다. 체코 국기를 두 개나 내건 어느 오케스트라 연주장에서 체코인인 듯싶은 지휘자와 단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신나게 연주하는 모습이 보였다.

스메타나는 베토벤처럼 청력을 잃어 완전히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강인한 열정으로 이 곡을 완성했다고 한다. 나의 조국 조그마한 대한민국에 한강처럼, 세느강처럼, 도나우강처럼, 그의 조국에 몰다우강이 있던 것이다.

내 생각은 내일 3.1절에 내어 걸 태극기에로 향했다. 내가 입회할 때 나는 태극기를 가져왔고, 이태리로 수련을 떠나면서도 내 짐 속에 태극기가 들어 있었다. 지난 번 닛자를 갈 때에도 나는 태극기를 넣어갔다. 나는 당연히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쇼팽이  조국 폴란드의 흙을 자기 무덤 위에 뿌려달라 했다는 일에 나는 감격했었다. 그 자연스런 순수한 조국애가 왜 요즘 우리에게 그리 퇴색해 있는 듯 할까.

때로는 긍지를 주기도 하고 때로는 애처롭기도 한 나의 조국의 태극기! 장롱 속에 깊이깊이 감추어 둔 태극기를 해방을 맞아 가슴 후련하게 내어 휘두를 수 있었던 감격도 생각한다. 올림픽 세계대회 때 김연아가 금메달을 타러 단상에 오를 때, 애국가와 함께 태극기가 오르고 있을 때 그는 눈물을 흘렸고, 이를 보는 국민들도 고마워서 울었다.

이번 3.1절에 태극기를 많이 내걸도록, 서귀포시에서는 무료로 태극기 배포 행사를 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행사를 벌이지 않아도, 하느님 축복을 빌며 저마다의 가정에서 태극기를 내 걸었으면 좋겠다. 우리 수녀원 분원들부터. 이곳 분원도 잊지 않으려 미리 태극기를 꺼내 놓았다. (사진 2015.3.1)이시돌 3.1절 2015.jpg

2015. 2. 28, 任元智 Cecilia 수녀